[기고] 전쟁이 죽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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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쟁이 죽음입니다
  • 김철홍 자유기고가
  • 승인 2024.04.2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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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일요일 오랜 시절인연 자녀 혼사가 오후 서울에서 있기에 그럼 참석 가능한 친구들끼리 일찍 대전에서 출발해 무료함도 해결할 겸 이곳 용산 전쟁기념관 관람을 하자는 친구의 권유와 KTX 열차예약 덕분에 오후 전세버스 편의를 뒤로 하고 네명이 서대전역 8시10분 열차에 승차했다.

나이 들어도 마음 맞는 친구들 하고 어울리는 것이 다들 목소리 톤도 높고 서로 얼굴 본지도 오래되지 않았는데도 마냥 즐겁고 신나 보였다. 더군다나 좌석이 ‘4인 동반석’이기에 그런 것 같아 주변 승객에게 피해가 염려돼 목소리 톤을 낮추자는 수신호를 서로 웃으면서 보내기도 했다.

김철홍 자유기고가

용산역에 도착해서 다들 예전의 삼각지 육군본부 추억도 되새기면서 도보로 대통령실, 국방부를 지나 영상으로만 보던 웅장한 전쟁기념관을 배경으로 기념촬영과 전자방명록에 “전쟁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영원히 잊지 맙시다”라는 기록으로 관람을 시작했다.

맨 먼저 호국의지를 표현하고 우리나라를 지켜낸 수믾은 호국영령들이 호국의 별이 되어 있음을 창조적으로 표현한 호국추모실을 경건한 마음으로 추모하고 둘러 보았다.

그 다음으로 선사시대부터 대한제국기와 일제강점기까지 이땅을 지켜온 선조들의 대외 항쟁사와 각종 유물을 전시한 전쟁역사실을 보면서 한 권의 역사 교과서를 보는 듯했다.

이후 북한군의 남침 배경부터 전쟁의 경과 및 정전협정 그리고 유엔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6·25 전쟁실로 발길이 닿았다. 개인적으로 이 공간이 하이라이트였고 의미가 깊었다. 그래서 이곳을 안내하고 동행해준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술도 밥도 사주고.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고 좋았다.

미국의 참전용사 및 군인에 대한 예우는 국가적인 중요성을 가지며, 현충일은 그중 하나로써 전쟁 참전용사들을 기리고, 그들이 희생한 헌신과 희생을 기억하는 날이다. 또한 미국 국민들에게 국가적인 의무와 존경을 상기시키는 시간이기도 하며 미국의 참전용사들에 대한 예우와 존경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다고 지인이나 언론매체를 통해 전해 들은 적이 있다.

세계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미국은 전쟁유공자를 각별히 예우하는 대표적 국가다. 미국의 참전용사들은 장애 보조금, 연금, 교육, 의료서비스, 주택자금융자, 보험, 장애인 직업 재활 및 고용, 장례 지원 등의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그뿐이 아니다. 미국을 방문한 한 참전용사가 ‘어느 날 모임을 마치고 미국 시내에 있는 한 상점을 방문했다. 당시 그는 민소매티셔츠와 참전 유공자 모자를 쓰고 있었다. 물건을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상황에서 앞에 있는 한 여성이 계속해서 뒤를 돌아보며 자신을 쳐다보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몇 번을 뒤를 돌아보던 여성은 결국 참전용사에게 말을 건넸는데 그 말은 “제 앞으로 가시죠”였다. 즉 참전용사에게 존중을 보이며 자신의 줄을 양보한 것이다. 그녀뿐 아니라 그의 앞에 있던 다른 사람도 순서를 양보했다. 나아가 계산원은 참전용사가 계산한 물건이 무거우니 자신이 직접 가져다주겠다며 호의를 베풀기도 했다.’며 “미국의 강점이 군인에 대한 존경과 존중이 눈에 뜨일 정도로 특수했다.”는 일화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와 대조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10년 전 일이지만, 한 지자체와 육군 사단이 공동으로 주관한 6·25 전투 ‘승전 행사’에서 세단을 개조해 보닛에 꽃다발을 얹은 무개차에 사단장과 시장이 올라타고 거리를 누비는 모습과 또 우의를 입은 노병(老兵)들이 군용 트럭 뒤칸에 20여명 타고 있는 모습이 담긴 두장의 사진이 인터넷 커뮤니티와 일부 인터넷매체에 올라와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격분했고 “이 행사의 주인공이 도대체 누구냐”며 지자체와 군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던 일도 있었다.

이제 현충일(顯忠日)이 얼마 남지 않았다. 현충일은 '충렬을 드러내는 날'이라는 뜻으로 매년 6월 6일을 민족과 국가의 수호 및 발전에 기여하고 애국애족한 열사들의 애국심과 국토 방위에 목숨을 바치고 나라를 위해 희생된 모든 이들의 충성을 기념하기 위한 법정공휴일이다. 국가 추념일일 뿐 국경일이 절대 아니다. 6월이 호국 보훈의 달이라 불리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며, 6월의 꽃이라 불린다.

필자도 매년 시절인연들과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선후배 및 동기생을 찾아 추모하곤 하지만 늘 가슴 한 구석이 메인다.

고등학교 졸업한 지 나이로 치면 40대 중반이 넘는 친구들 모임을 무거운 술 잔 대신 5월 첫째주 토요일 울창한 숲과 호젓한 흙길, 아담한 호수로 자연환경을 최대한 살린 트레킹코스 현충원 보훈둘레길을 가볍게 걷기로 했다. 현충원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친구들도 있어 의미있는 하루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동기생 친구 장영동 소령! 그 날 보자구나.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하얀 눈이 내리던 그 어느 날 우리 따스한 기억들 언제까지 내 사랑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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